"팀장 시켜줄게요."
예전엔 이 말이 보상이었습니다. 요즘은 다릅니다. 정중히 고사하는 직장인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무능해서도, 의욕이 없어서도 아닙니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30~40대 직장인 중 관리직 승진을 원하지 않는 비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게으름이 아니라 계산입니다.
요즘 직장인들이 승진을 거부하는 것은 기회를 거절하는 게 아니라, 구조를 거절하는 것입니다.

왜 팀장 자리가 매력을 잃었을까? - 세 가지 구조적 이유
첫째, 책임은 커지는데 권한은 그대로입니다. 팀장이 되면 팀원의 실수도 내 책임이 됩니다. 그런데 인사, 예산, 업무 배분에 대한 실질적 결정권은 여전히 위에 있습니다. 껍데기만 리더인 구조입니다. 더군다나 팀원들도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권한 없는 책임은 리더십이 아니라 소진입니다.
둘째, 급여 대비 소진이 너무 큽니다. 팀장 수당 몇십만 원을 더 받는 대신, 야근과 감정노동, 민원 처리가 일상이 됩니다. 위로부터의 압박과 아래로부터의 불만을 동시에 받아내야 하는 자리입니다. 추가로 받는 보상이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소진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이 손익계산을 이미 해버린 상태입니다.
셋째, 개인 커리어가 멈춥니다. 관리 업무에 치이다 보면 자신의 전문성을 키울 시간이 사라집니다. 팀장 3년 후 이력서를 펼치면 '관리'만 적혀 있습니다. 조직 안에서의 직급은 올랐지만, 시장에서의 가치는 오히려 낮아지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 직장인일수록 이 리스크를 예민하게 감지합니다.
두 번 팀장 제안을 받고 두 번 모두 거절한 직장인
직장인 F씨는 두 번 팀장 제안을 받았고 두 번 모두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팀장이 된 선배들이 행복해 보인 적이 없어서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었습니다. 수년간 주변을 관찰한 결과였습니다.
그는 현재 전문직 트랙을 유지하며 연봉도, 자율성도 지키고 있습니다. 승진하지 않은 것이 후퇴가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는 선택이었습니다. F씨의 사례는 특별한 경우가 아닙니다. 비슷한 계산을 하고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는 직장인들이 조용히 늘고 있습니다.
승진 거부는 패배가 아니라 커리어 설계입니다.
승진을 거부하는 것은 패배가 아닙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주체적으로 설계하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관리자의 길을 걸어야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전문성으로 시장 가치를 높이는 경로도 엄연히 존재하고, 그 선택을 의식적으로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커리어 의식이 성숙해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조직이 '팀장'을 매력적인 자리로 만들지 못하면, 앞으로 팀장을 맡겠다는 사람은 더 줄어들 것입니다.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이 풀어야 할 구조의 문제입니다. 권한 없는 책임, 보상 없는 소진, 성장 없는 관리. 이 세 가지가 바뀌지 않는 한, 승진 거부의 흐름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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