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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리어와 인간관계

직장 내 침묵의 대가 - 말하지 않는 직원이 조직에서 지워지는 이유

by 위시웍스 김작가 2026. 6. 5.

회의 중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습니까? 왠지 방향이 틀린 것 같았고, 더 나은 방법이 떠올랐지만, 끝내 손을 들지 않았던 그 순간 말이죠. '괜히 말했다가 분위기 망치면 어쩌지?', '어차피 결정은 위에서 하는데.' 그렇게 침묵을 선택했다면, 그 침묵이 단순한 조심성이 아닐 수 있습니다. 조직 안에서 서서히 지워지는 과정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2026년 5월 CNBC가 보도한 직장 내 심리적 안전감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61.3%가 반대 의견이 있어도 침묵을 선택한다고 답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에이미 에드먼드슨(Amy Edmondson) 교수는 이를 '심리적 안전감의 부재'로 정의하며, "발언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혁신이 사라지고 구성원의 존재감도 함께 희미해진다"고 말합니다. 

침묵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의 방해공작입니다.

《회사를 망하게 하는 법(Simple Sabotage)》의 저자 로버트 갈포드 (외 2인)은 과도한 조심성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전체를 망가뜨리는 방해공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아무도 의도적으로 나쁜 선택을 하지 않았지만, 모두가 침묵함으로써 조직은 나쁜 결정을 향해 조용히 나아갑니다.

이 구조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침묵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의는 진행되고, 결정은 내려지고, 프로젝트는 시작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은 한참 후입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이 돌아옵니다. 침묵했던 사람은 그 순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알면서도 말하지 않은 사람으로 간주됩니다.

알면서도 말하지 않은 사람으로 인식된 9년 차

전략기획팀 9년 차 정 차장은 매사에 신중한 사람이었습니다. 신사업 기획 회의에서 예산 추정치가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먼저 눈치챘습니다. 하지만 이미 임원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터라 입을 닫았습니다. 권위에 눌려 자신의 생각을 결국 펼치지 못한 거죠. 6개월 지난 후 그 프로젝트는 예산 초과로 중단됐고, 팀 전체가 책임 추궁을 받았습니다.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알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그 순간 9년의 경력이 만들어준 신뢰는 한 번의 침묵으로 다른 색깔로 덧칠됐습니다. 성실하고 신중한 사람이 아니라, 알면서도 조직을 지키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됐습니다. 침묵이 그를 안전하게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장 위험한 자리에 세워놓았습니다.

발언은 분위기를 깨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증명하는 것

이 책의 저자들은 조직 내 발언 방식에 대해 흥미로운 비유를 사용합니다. 농구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반칙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대신 "훌륭한 패스로 득점을 많이 해야 돼"라고 말해야 하듯, 조직에서의 발언도 위험 신호가 아니라 기여의 언어로 재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대 의견을 내는 것은 분위기를 깨는 행위가 아닙니다. 자신이 이 조직에서 생각하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에드먼드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은 그렇지 않은 팀보다 혁신 성과가 평균 2배 이상 높았습니다. 발언이 허용되는 조직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더 빠르게 성장합니다.

침묵이 안전하다는 믿음은 단기적으로만 맞습니다.

Q. 나는 지금 조심하고 있는가, 아니면 지워지고 있는가?


침묵이 안전하다는 믿음은 단기적으로는 틀리지 않습니다. 그 회의에서 튀지 않고, 그 자리를 무사히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면 말하지 않는 사람은 생각도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조직은 결국 목소리가 있는 사람 곁에 남습니다.

Q. 내 발언이 기여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얼마나 자주 흘려보내고 있진 않은가?


오늘 회의에서 떠올랐던 생각을 한 번 꺼내보십시오. 완벽하게 정리된 의견이 아니어도 됩니다. "저는 이 부분이 조금 다르게 보이는데, 한 말씀드려도 될까요?"라는 한 문장으로도 충분합니다. 그 한 문장이 여러분을 기억되는 사람으로 만들기 시작합니다.

결국 자기 목소리가 있는 사람이 회사에 남습니다.


말하고 싶었지만 참은 순간이 쌓일수록, 그 침묵은 습관이 됩니다. 그리고 그 습관은 커리어의 가시성을 조용히 낮춥니다. 침묵은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기억에서 나를 지우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발언은 용기가 아닙니다. 자신이 이 조직에 필요한 사람임을 매일 조금씩 증명해가는 습관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직장에서 말하고 싶었지만 참은 순간이 있으셨습니까? 그 침묵이 스스로를 지켰는지, 아니면 조용히 지우고 있었는지 한 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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