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평적인 팀'을 만들겠다는 리더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흔히 두 가지 착각에 빠집니다. 하나는 '평등한 팀이라면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만장일치의 강박이고, 다른 하나는 '모두가 평등하니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무책임의 함정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평등주의 기풍은 '목소리의 평등'이지 '결정의 평등'도 '책임의 소멸'도 아닙니다.
착각 하나, 평등한 팀은 만장일치로 결정한다?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모두의 의견이 동등하니 모두가 찬성해야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장일치를 고집하는 순간 팀은 오히려 침묵합니다. 반대하면 결정을 늦추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조직심리학에서 말하는 '집단사고(groupthink)', 즉 화합을 위해 이견을 스스로 삼키는 현상입니다.
해법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 중 하나인 '백본을 갖고, 반대하되 헌신하라 (Have Backbone. Disagree and Commit)는, 동의하지 않을 때는 불편하더라도 정중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의무가 있고, 단지 화합을 위해 타협하지는 않되,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전적으로 헌신하라는 원칙입니다. 제프 베이조스는 2016년 주주 서한에서, 자신은 확신이 없었지만 팀이 강하게 원했던 한 콘텐츠를 두고 "나는 반대하지만 헌신하겠다"고 말한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반대는 끝까지 보장하되, 결정 뒤에는 모두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겁니다. 만장일치가 아니라 '충분한 발언 더하기 명확한 결정'입니다.

착각 둘, 평등한 팀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두 번째 함정은 더 위험합니다. '우리는 수평적이니까'라는 말이 책임을 흐리는 핑계가 되는 경우입니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말이 곧 '결정권자가 없다'는 뜻으로 변질되면, 일이 잘못됐을 때 아무도 손을 들지 않습니다.
평등주의 기풍의 원래 정의는 정반대입니다. 역할과 책임의 크기는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팀장은 결정하고 책임지며, 그 무게는 막내와 다릅니다. 다만 그와 무관하게, 구성원 각자가 가진 인간적 가치와 '목소리의 무게'는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신제품 출시를 앞둔 L팀장의 팀을 떠올려 보겠습니다. 막내 사원이 필드에서의 품질 결함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합니다. 평등한 팀이라면 그 의견은 직급에 눌리지 않고 테이블에 오릅니다. 그러나 최종 출시 결정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L팀장의 몫입니다. 발언은 평등하게, 책임은 명확하게. 이 둘은 충돌하지 않습니다.
평등주의 기풍의 진짜 의미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평등한 팀은 모두가 동의하는 팀이 아니라, 누구나 이견을 말할 수 있는 팀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팀이 아니라, 결정권자가 분명한 팀입니다. "역할의 크기는 달라도, 목소리의 무게는 같다"는 한 문장이 이 균형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팀은 어떻습니까? 반대 의견이 자유롭게 오르는 팀입니까, 아니면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만장일치의 침묵이 흐르는 팀인가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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