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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리어와 인간관계

고정비와 변동비, 불황에 회사가 먼저 줄이는 비용 순서는?

by 위시웍스 김작가 2026. 6. 21.

매출이 줄면 비용도 알아서 같이 줄어들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회사 비용에는 매출이 반토막 나도 매달 똑같이 빠져나가는 종류가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하면, 불황이 닥쳤을 때 줄여도 되는 비용은 그대로 두고, 정작 회사 체력을 깎는 비용부터 손대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1편에서 판관비 항목을 펼쳐 봤다면, 이번에는 그 항목들의 '성격'을 나눠 보겠습니다.

고정비와 변동비,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변동비는 매출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비용입니다. 물건이 팔린 만큼 나가는 원재료비, 운반비, 판매수수료가 여기 속합니다. 안 팔리면 안 나갑니다. 반대로 고정비는 매출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입니다. 사무실 임차료, 정규직 급여, 설비 감가상각비처럼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달에도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카페로 비유하면 쉽습니다. 원두와 일회용 컵은 음료가 팔린 만큼 쓰이니 변동비이고, 매장 월세와 바리스타 월급은 손님이 없어도 나가니 고정비입니다.

사람과 설비부터 줄이면 당장 비용은 빠르게 줄어듭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될 때 다시 채우려면 채용과 교육에 더 큰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

고정비 비중이 영업이익을 흔드는 이유, 영업레버리지

여기서 '영업레버리지'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말은 어렵지만 뜻은 단순합니다. 고정비 비중이 큰 회사일수록, 매출이 조금만 변해도 영업이익은 그보다 훨씬 크게 출렁인다는 뜻입니다.

항공사가 대표적입니다. 비행기 한 대를 띄우는 데 드는 리스료, 감가상각비, 기본 인건비는 승객이 200명이든 20명이든 거의 같습니다. 그래서 좌석이 꽉 차면 이익이 폭발하고, 텅 비면 손실도 폭발합니다.

사례로 보는 고정비의 무게, 대한항공

실제 공시가 이를 보여줍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025년 매출은 16조 5019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지만, 영업이익은 1조 5393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19% 줄었습니다. 매출이 사상 최대인데도 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유류비(+4%), 인건비(+12%), 감가상각비(+23%) 같은 고정성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시기에는 같은 원리가 반대 방향으로 작동했습니다. 매출은 급감했지만 고정비는 그대로였기에, 대한항공은 직원의 상당수를 유급휴직으로 전환해 2020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88억 원의 급여성 경비를 줄였습니다. 고정비는 이렇게 '의도적으로 손대지 않으면' 줄지 않는 비용입니다.

불황이 오면 회사는 뭐부터 줄일까?

그렇다면 실제 기업들은 위기에 어떤 순서로 비용을 줄일까요? 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매출이 1% 늘 때 판관비를 0.687% 늘리지만, 매출이 1% 줄 때는 판관비를 0.507%밖에 줄이지 못했습니다. 비용은 늘릴 때보다 줄일 때 훨씬 더 뻣뻣하다는 뜻이고, 이를 '하방경직성'이라고 부릅니다.

항목별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같은 연구에서 광고비는 불황에 대폭 줄이는 반면, 인건비는 소폭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회사가 칼을 대는 순서는 대체로 광고·마케팅·출장 같은 재량성 비용이 먼저이고, 인력 같은 핵심 고정비가 가장 나중입니다.

순서를 잘못 잡으면 생기는 일

고정비, 특히 사람과 설비부터 줄이면 당장 비용은 빠르게 줄어듭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될 때 다시 채우려면 채용과 교육에 더 큰 비용과 시간이 듭니다. 급한 마음에 체력부터 깎는 셈입니다.

실무자라면 이렇게 준비합니다.

내 부서 비용을 두 종류로 나눠 보기

지출 항목을 '매출이 줄면 같이 줄어드는 것'과 '그래도 나가는 것'으로 나눠만 봐도, 어디를 먼저 조일 수 있는지 한눈에 보입니다.

내 일은 고정비인가, 변동비인가?

회사가 불황에 가장 늦게 건드리는 비용은 매출과 무관하게 꼭 필요한 핵심 고정비입니다. 여러분의 역할이 회사 입장에서 '없으면 당장 굴러가지 않는 일'에 가까운지, 한 번쯤 냉정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분의 부서 비용을 고정비와 변동비로 나눠 본다면, 불황이 왔을 때 가장 먼저 사라질 항목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여러분의 일은 그 목록의 어디쯤에 놓여 있을까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 고정비와 변동비를 나눴다면,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한 달에 몇 개를 팔아야 적자를 면하나?" 이 손익분기점(BEP)을 계산하는 순간, 비용 구조는 막연한 걱정에서 구체적인 숫자로 바뀝니다. 다음 편 '손익분기점(BEP) 계산법, 우리 회사가 적자를 면하는 최소 매출'에서 직접 계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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