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커리어와 인간관계

붙잡아야 할 직원과 보내야 할 직원, 팀장의 기준은?

by 위시웍스 김작가 2026. 7. 29.

사직서 결재가 그룹웨어에 올라온 순간, 팀장의 머릿속에서는 거의 동시에 두 가지 목소리가 올라옵니다. “이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야 한다”와 “솔직히, 차라리 잘됐다.” 그리고 좋은 팀장과 그렇지 못한 팀장을 가르는 것은, 이 두 목소리 중 어느 쪽을 믿어야 하는지 아는 감각이죠.

떠나겠다는 직원 앞에서 팀장도 판단을 해야 합니다. 붙잡을 사람인가, 웃으며 보내줄 사람인가. 퇴사가 떠나는 사람에게 판단의 문제이듯, 붙잡느냐 보내느냐는 팀장에게도 판단의 문제입니다.

저는 20년 넘게 해외영업 현장에서 일하고 팀원들을 이끌며, 떠나는 영업맨과 남는 영업맨을 양쪽에서 지켜봤습니다.

카운터오퍼는 장기적인 잔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카운터오퍼(counteroffer)’라는 말이 낯설 수 있습니다. 떠나려는 직원에게 연봉을 올려 주거나 직급과 역할을 조정해 잔류를 제안하는 것을 말합니다. 핵심 직원이 사표를 냈을 때 팀장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이 카드가 장기적인 잔류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016년 CEB 자료를 인용해, 카운터오퍼를 받아들인 직원의 50%가 12개월 안에 결국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 수치를 모든 조직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확정 통계로 볼 수는 없습니다. 공개된 기사에서는 CEB 조사의 표본 규모와 세부 조사 방법까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카운터오퍼가 당장의 퇴사를 늦출 수는 있어도, 장기적인 잔류를 자동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는 점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직원이 떠나는 이유에는 보상, 성장 기회, 업무 방향, 관계, 조직문화가 함께 얽혀 있습니다. 카운터오퍼가 연봉만 바꾸고 그 사람이 떠나려 했던 다른 이유를 그대로 둔다면, 당장의 퇴사를 늦춰도 문제의 뿌리까지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떠나려던 이유가 그대로인데 연봉만 올린다면, 그 돈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잠시 통증을 늦추는 진통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붙잡아야 하는지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할까?

제가 쌓아 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그 사람이 떠나려는 이유를 회사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 봅니다.

보상이나 역할 조정처럼 구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협상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의 정체, 일의 방향, 상사나 조직에 대한 실망이 오랫동안 쌓였다면 연봉만으로 붙잡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성장이나 관계 문제가 있으면 무조건 보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회사가 무엇을 구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이 그 변화를 다시 믿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지키기 어려운 약속으로 붙잡는 것은 퇴사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미루는 일에 가깝습니다.

둘째, 그 사람의 마음이 아직 이 조직에 남아 있는지 봅니다.

1화에서 말한 이탈 신호가 냉소와 거리감으로 굳었다면, 단순한 처우 개선만으로는 시간만 벌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를 더 주면 남겠는가”만 묻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이곳에서 다시 일할 이유를 찾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붙잡아야 하는지는 그 사람이 중요한가만으로 결정할 일이 아닙니다. 떠나려는 원인을 회사가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사람이 그 변화를 다시 믿을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잘 보내는 것도 붙잡는 것만큼 중요한 결정입니다.

핵심 업무는 붙잡기의 이유가 아니라 인수인계의 이유입니다

여기서 영업 조직과 고객 접점이 많은 업무에는 한 가지 함정이 생깁니다. 그 사람이 담당하고 있는 거래처와 프로젝트의 무게입니다.

핵심 고객이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은 사람일수록 팀장은 업무가 흔들릴까 봐 붙잡고 싶어 집니다. 그러나 회사의 필요만을 앞세워 사람을 붙잡는다는 인상을 주면, 그 직원은 자신의 경력보다 회사의 사정 때문에 잡혀 있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때부터 관계는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핵심 업무의 무게만으로 그 사람의 장기 잔류를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퇴사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주요 업무와 고객 관계의 인수인계 기간, 방법, 책임 범위는 별도로 협의할 수 있습니다.

핵심업무의 무게는 사람을 붙잡는 이유가 아니라, 그 사람이 떠나기 전부터 관계와 정보를 회사에 남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객과 주고받은 중요한 판단이 개인 메일함에만 남아 있지는 않은지, 주요 의사결정자와의 관계가 한 사람에게만 집중돼 있지는 않은지, 협상과 문제 해결의 맥락이 팀 안에서 공유되고 있는지를 평소에 점검해야 합니다.

사직서를 받은 뒤에야 그 사람이 가진 정보를 찾기 시작한다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각 구성원의 '퇴사 플랜B'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잘 보내는 것도 붙잡는 것만큼 중요한 결정입니다

보내는 결정을 곧 관계를 잃는 것으로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많은 업계에서 사람들은 경쟁사와 협력사, 고객사와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합니다. 지금 떠나는 직원이 몇 년 뒤 다른 회사의 파트너나 고객 담당자로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거래 관계가 오래 이어지는 분야일수록, 오늘의 퇴사 과정이 미래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때 그가 오래 기억하는 것은 마지막 연봉 제안만이 아닙니다. 떠나던 순간 팀장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도 함께 남습니다.

퇴사 의사를 배신으로 받아들였는지, 새로운 선택을 존중했는지, 인수인계를 이유로 감정을 상하게 했는지가 이후의 관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잘 보내는 것은 좋은 사람이기 위해서만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조직과 업계에서 관계가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현실적인 판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붙잡느냐 보내느냐는 단지 한 사람을 잃고 얻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팀장이 사람과 관계를 어떤 눈으로 보는지를 드러내는 결정입니다.

이 판단 기준이 서 있는 팀장은 누가 사표를 내밀더라도 당장의 불안만으로 붙잡거나, 서운한 감정으로 내보내지 않습니다.

여러분이라면 붙잡아야 할 사람과 보내야 할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나누실 건가요?


다음 글에서는 이 판단에 결정적으로 끼어드는 변수, 바로 ‘타이밍’을 다룹니다. 같은 퇴사라도 진행 중인 중요한 일을 두고 나가느냐, 마무리와 인수인계의 기준을 정하고 나가느냐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야기하겠습니다.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아래 글도 이어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보고가 겉도는 이유, 사실과 결론 사이의 논리 비약

〈논리적으로 보고하는 법〉 연재 포스팅, 그 세 번째 이야기로 이어가겠습니다.열심히 조사했는데 상사가 "그래서 뭐?"라고 되묻는 경험, 있으실 겁니다. 자료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사실과

wishwork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