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은 늘 산더미이고, 하나같이 다 급해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저것 동시에 손을 댑니다. 그런데 하루가 끝나면 바쁘게 움직였는데도 정작 가장 중요한 일은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자기경영노트>에서 성과를 내는 사람의 비결을 '집중'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중요한 것부터 먼저 하고, 한 번에 한 가지만 한다는 원칙입니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힘은 정교한 분석이 아니라 낡은 것을 버리는 '용기'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선순위는 무엇을 할지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버릴지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여러 일을 동시에 하면 결국 다 놓칩니다
성과를 내는 사람은 한 번에 한 가지에 집중합니다. 드러커는 여러 일을 병행하면 어느 것도 제대로 끝내지 못한다고 봤습니다. 시간과 노력, 자원이 잘게 흩어지기 때문입니다.
과학도 같은 결론을 냅니다. 우리가 '멀티태스킹'이라 부르는 것은 사실 동시 처리가 아니라 빠른 '작업 전환'입니다. 미국심리학회(APA)와 마이어·에번스·루빈스타인 연구팀에 따르면, 이 전환에 드는 비용 때문에 우리는 생산적 시간의 최대 40%를 잃습니다. 보고서를 쓰다 메일 하나를 확인하고 돌아올 때마다 뇌는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하니까요. 이 때 우리가 다시 시동을 거는 시간이 허공으로 날리는 시간이 될 겁니다.
새 일을 시작하기 전에 낡은 일부터 버립니다
집중의 첫 번째 법칙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입니다. 드러커는 집중을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이, 더 이상 생산적이지 않은 과거를 체계적으로 폐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이 일을 지금 하고 있지 않다면,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새로 시작하겠는가?"
대답이 '아니요'라면 그 일은 정리해야 할 대상입니다. 미루는 것은 사실상 포기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회는 낡은 일을 비워낸 빈자리에만 들어옵니다. 관성으로 이어가는 정례 회의, 아무도 읽지 않는 주간 보고서가 여러분의 가장 좋은 시간을 갉아먹고 있을지 모릅니다. 앞서 시간 편에서 확보한 '방해받지 않는 90분'도, 그 시간에 무엇을 할지 정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우선순위는 분석이 아니라 용기로 정합니다
무엇을 먼저 할지 정하는 일은 사실 어렵지 않습니다. 정말 어려운 건 무엇을 하지 않을지 정하고 그 결정을 지키는 일이며, 드러커는 이것을 용기의 문제라고 불렀습니다. 그가 제시한 우선순위의 원칙은 네 가지입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택하고, 문제가 아니라 기회에 집중하며, 남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방향을 정하고, 무난한 목표가 아니라 변화를 만드는 높은 목표를 겨냥하라는 것입니다.
핵심은 '기회'입니다. 급한 불, 즉 눈앞의 문제만 끄다 보면 정작 미래를 바꿀 기회는 늘 뒤로 밀립니다. 문제 해결은 손실을 막을 뿐이지만, 기회 포착은 성과를 만듭니다.

관성으로 붙들고 있던 거래처를 놓았을 때
예전에 있었던 제 이야기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오래된 소액 거래처 몇 곳을 습관처럼 붙들고 있었습니다. 관리 시간은 계속 들어가는데 성과는 거의 없었습니다. 이 고객사들을 맡은 팀원의 사기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영층에서도 조금씩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저는 "지금 이 거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는가?"라고 스스로 물었습니다. 답은 '아니오'였습니다. 그 관계를 정리하고 남은 시간을 성장 가능성이 큰 신규 시장에 쏟자, 비로소 의미 있는 성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집중은 세 가지로 이루어집니다. 한 번에 하나에 몰두하고, 낡은 일을 과감히 버리고, 문제보다 미래의 기회를 택하는 용기입니다. 이 셋을 갖출 때 바쁨은 비로소 성과로 바뀝니다.
여러분이 지금 '관성으로' 붙들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그 일을 지금 시작하지 않았다면, 여러분은 그저 단순한 관성임을 알면서도 다시 시작하시겠습니까?
다음 편에서는 <좋은 의사결정의 조건, 만장일치를 경계하는 이유>입니다. 내일 올라갑니다.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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