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
- Q. 사람들이 정말 돈 때문에 회사를 떠나나요?
- A. 받는 돈이 적은 사람에게는 그렇습니다. 남들만큼 받고 있는 사람에게는 연봉이 진짜 이유를 덮어버리는 수단일 때가 많습니다.
- Q. 그렇다면 연봉을 올려주면 붙잡을 수 있잖아요?
- A. 적게 받던 사람한테는 그렇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는 사직서 제출이 잠시 미뤄질 뿐입니다.
퇴사 면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연봉입니다. 그런데 20년 동안 그 자리에 앉아보니, 연봉이라는 답이 완전히 다른 두 상황에서 똑같은 이유를 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하나는 진짜 이유고, 다른 하나는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으려고 둘러대는 가장 안전한 답입니다.
붙잡힌 사람과 붙잡히지 않은 사람
비슷한 시기에 두 명의 직원이 사표를 냈습니다. 한 명은 4년 차 담당자였고, 다른 한 명은 8년 차 고참이었습니다. 둘 다 면담에서 연봉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4년 차 담당자에게는 조정이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같은 경력이 밖에서 받는 것보다 낮게 묶여 있었고, 인상 폭이 확정되자 그 자리에서 사표를 거둬들였습니다. 지금도 다니고 있습니다.
8년 차 고참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습니다. 조건을 맞춰주겠다고 했고, 실제로 회사가 꽤 무리한 안을 냈습니다. 그는 이틀 뒤에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나가는 날 마지막 인사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3년 동안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아무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고요. 연봉 이야기는 그때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돈이 문제인 사람과, 돈으로 말하는 사람
두 사람은 같은 말을 했지만 처지가 달랐습니다. 4년 차 담당자는 실제로 남들보다 적게 받고 있었습니다. 이 경우 연봉은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사실이었습니다. 8년 차 고참은 남들만큼 받고 있었습니다. 그에게 연봉은 면담에서 꺼내기 가장 안전한 답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돈은 어느 정도까지만 진짜 이유인 겁니다. 그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돈이 거의 전부이고, 그 위로 올라간 사람에게는 돈이 다른 답을 대신하는 말이 됩니다.
퓨리서치센터가 2021년 퇴사자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낮은 급여를 꼽은 비율이 63%로 가장 높은 축에 있었고, 승진 기회 부재가 같은 63%로 나란히 올라 있었습니다. 이 숫자를 무시하고 의미나 소속감을 이야기하는 건 현실감이 없습니다.
그런데 맥킨지가 퇴사자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다른 답이 위로 올라왔습니다. 조직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54%), 관리자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느낌(52%), 소속감 부재(51%)였습니다. 같은 조사에서 회사 측은 보상과 유연성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떠나는 사람과 붙잡는 사람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셈이죠. 두 조사가 대립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처지의 사람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느 쪽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여기서 실무적인 실수가 나옵니다. 팀장은 대개 자기가 아는 처방을 먼저 꺼냅니다. 조직문화에 관심이 있는 팀장은 인정과 소통으로 접근하고, 현실적인 팀장은 연봉 조정부터 알아봅니다. 그런데 순서가 반대입니다. 이 사람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적게 받고 있는 사람에게 인정과 비전을 이야기하면 모욕입니다. 반대로 이미 남들만큼 받고 있는 사람에게 돈으로 접근하면, 맥킨지가 지적한 그대로가 됩니다. 관계를 거래로 정의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래로 정의된 관계에서는 더 좋은 조건을 부르는 쪽이 언제든 이깁니다.
확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같은 경력, 같은 직무가 밖에서 얼마를 받는지를 팀장이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건 인사팀의 일이 아니라 팀장의 일입니다. 이 숫자를 모르면 팀원의 사표가 어느 종류인지 영원히 구분할 수 없습니다.
조정이 통한 경우에도 남는 문제
앞서 사표를 거둬들인 4년 차 담당자 이야기를 마저 해보면요. 그 사람, 회사에 남긴 했는데, 그 후로는 회사에 뭔가를 먼저 제안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조건이 맞아서 남은 사람이니 조건이 안 맞으면 나갈 것이고, 본인도 그걸 알고 있습니다. 관계의 성격이 그날 이후로 바뀐 것입니다.
그래서 연봉 조정은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잠시동안 그 일을 무마시키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 시간 동안 다른 걸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 직원은 다시 퇴사의 마음을 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의 팀에서 최근에 나간 사람은 어느 쪽이었습니까? 그리고 여러분은 그 답을 확인할 수 있는 숫자를 가지고 계신가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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