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
Q. 팀원을 존중하면서도 불편한 지적을 할 수 있을까요?
A. 할 수 있습니다. 존중은 쓴소리를 피하는 태도가 아니라, 사람의 인격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고쳐야 할 일은 분명하게 말하는 태도입니다.
리더의 피드백에는 늘 불편한 선택지가 따라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관계가 상할 것 같고, 부드럽게 넘어가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리더는 말을 지나치게 세게 하고, 어떤 리더는 필요한 말까지 삼킵니다.
그러나 존중과 솔직함은 서로 반대편에 있지 않습니다. 존중 없는 솔직함은 공격이 되지만, 반면에 솔직함이 없는 배려는 방치가 될 수 있습니다. 좋은 피드백은 두 가지를 동시에 지키는 일입니다.
레디컬 캔더는 ‘거침없이 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경영자이자 저자인 킴 스콧은 레디컬 캔더(Radical Candor)를 ‘개인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Care Personally)’와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Challenge Directly)’가 함께 작동하는 상태로 설명합니다. 상대의 성장과 상황에는 관심을 두되, 일의 문제는 흐리지 않고 말하는 방식입니다.
둘 중 하나만 남으면 피드백은 어긋납니다. 관심 없이 지적만 하면 ‘잔인한 솔직함’에 가까워지고, 관심은 있지만 지적하지 못하면 스콧이 말한 ‘파괴적 공감(Ruinous Empathy)’이 됩니다. 당장의 불편함은 피할 수 있지만, 상대는 문제를 고칠 기회를 잃습니다. 관심도 지적도 없으면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하고 뒤에서는 불만을 쌓는 관계가 되기 쉽죠.
따라서 “나는 솔직한 사람이라 직설적으로 말한다”는 말만으로는 레디컬 캔더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 말이 상대를 돕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말하는 사람의 답답함을 쏟아내는 것인지부터 구분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피드백의 과정이 말하는 사람의 감정 쓰레기통이 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피드백은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피드백 자체가 언제나 성과를 높이는 것도 아닙니다. 아브라함 클루거와 앤절로 드니시는 1996년 메타분석에서 607개의 효과크기와 2만 3,663개의 관찰치를 검토했습니다. 피드백 개입은 평균적으로 성과를 높였지만, 3분의 1이 넘는 사례에서는 오히려 성과가 떨어졌습니다.
차이를 가른 중요한 조건은 피드백이 사람의 주의를 어디로 향하게 하느냐였습니다. “당신은 왜 항상 이 모양인가요?”처럼 자아와 인격을 겨냥하면 사람은 일을 고칠 방법보다 자신을 방어하는 데 에너지를 씁니다. 반면 구체적인 과업과 행동, 수정할 방법을 짚으면 주의가 다시 일로 돌아옵니다. 존중이란 결국 말을 순하게 거르는 수단이 아닌, 피드백이 엉뚱한 곳을 공격하지 않게 만드는 가이드라인입니다.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고칠 수 있는 일을 말해야 합니다
20년 넘게 해외영업과 조직관리를 하며 제가 확인한 것도 비슷합니다. 피드백의 목적은 누가 부족한 사람인지 판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고객 앞에서 어떤 장면이 어긋났고,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지를 분명히 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왜 준비를 늘 그렇게 하나?”라는 말에는 고칠 수 있는 정보가 없습니다. “가격 근거를 묻는 질문에 답이 늦어 협상의 주도권을 넘겼습니다. 다음 미팅 전에는 원가 근거를 세 줄로 정리해 봅시다”라고 말하면 대상이 사람에서 업무로 바뀝니다. 여기에 “당시에는 어떤 판단을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더하면 지시는 대화가 됩니다.
실무에서는 네 가지를 확인하면 됩니다.
- 관찰한 사실이 무엇인가?
- 그 행동이 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
- 상대방은 상황을 어떻게 보았는가?
-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
마지막에는 리더가 제공할 지원까지 합의해야 합니다. 기준만 말하고 방법과 자원을 주지 않는 것은 피드백이라기보다 책임의 이전에 가깝습니다.
공개 칭찬과 비공개 지적에도 예외는 있습니다
‘칭찬은 공개적으로, 비판은 비공개로’는 유용한 원칙입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개인의 실수나 역량을 지적하면 내용보다 수치심이 먼저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킴 스콧도 이를 절대 법칙이 아닌 경험칙으로 설명합니다. 공개적인 칭찬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으므로 상대의 선호를 살펴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 유용한 원칙에 찬성합니다.
업무 아이디어에 대한 공개 토론과 개인을 향한 공개 면박도 구분해야 합니다. 회의에서 제안의 허점을 함께 검토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허점을 제안자의 성격이나 능력과 묶는 순간 토론은 모욕으로 바뀝니다.
바람직한 피드백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리더가 먼저 자신에 대한 지적을 요청해야 합니다. “제가 뭘 바꾸면 함께 일하기 더 수월할까요?”라고 묻고, 들은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아래로만 흐르는 피드백은 평가지만, 위로도 올라갈 수 있는 피드백은 대화가 됩니다.
존중하는 피드백은 듣기 좋은 말만 고르는 기술이 아닙니다. 상대가 고칠 수 있는 문제를 분명히 말하고, 방어 대신 생각할 여지를 남기며, 다음 행동을 함께 정하는 기술입니다. 불편한 진실을 말했는지가 아니라, 그 진실이 상대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형태로 전달됐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존중의 문화가 오래 지속되기 위한 조건을 번아웃과 지속 가능한 생산성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최근 건넨 피드백은 상대에게 고칠 방법을 남겼나요, 아니면 자신을 방어할 이유만 남겼나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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