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
20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수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떠나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그중 오래 살아남고 끝내 성장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재능이나 스펙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자기 일을 대하는 태도(Work Ethic)였습니다.
같은 해에, 비슷한 스펙과 비슷한 능력으로 출발한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처음 한두 해는 별반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면, 두 사람의 입지와 상황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팀이 신뢰하고 거래처가 먼저 찾는 사람이 되는데, 다른 한 사람은 여전히 비슷한 자리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합니다. 무엇이 이 둘을 갈랐을까요. 제가 오랫동안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그 차이를 능력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재능보다 오래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관찰과 맞닿아 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조직심리학자 머리 바릭(Murray R. Barrick)과 마이클 마운트(Michael K. Mount)는 1991년 메타분석에서 117개 연구, 162개 표본, 총 23,99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Big 5 성격 특성과 직무 성과의 관계를 전문가, 경찰, 관리자, 영업직, 숙련·반숙련직 등 다섯 직군에 걸쳐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성실성(conscientiousness)은 다섯 직군 모두에서 직무 성과와 일관된 관계를 보인 성격 특성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실성은 단순히 '착실한 사람'이라는 뜻과는 조금 다릅니다. 계획적으로 행동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목표를 수행하며, 맡은 일을 꾸준히 완수하려는 성향에 가깝습니다.
다만 성실성과 Work Ethic을 같은 개념으로 볼 수는 없어요. 성실성은 성격 특성이고, Work Ethic은 일을 대하는 가치와 태도, 실제 행동까지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입니다. 또한 이 연구가 성격이 성과를 결정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능력, 경험, 조직 환경, 시장 상황 등 수많은 변수가 함께 작동합니다.
그럼에도 흥미로운 점은 있습니다. 성실성은 특정 직업에서만 통하는 특성이 아니라 직군을 가리지 않고 비교적 일관되게 성과와 연결됐다는 점입니다.
제가 20년 동안 직장에서 본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재능이 출발에 영향을 준다면, 일을 대하는 태도는 시간이 쌓일수록 사람 사이의 격차를 만들어냅니다.

20년이 가르쳐준, 오래 가는 사람의 여섯 가지 태도
그렇다면 그 태도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오랫동안 성장하는 사람들에게서 반복해서 발견한 특징을 여섯 가지로 추려봤습니다. 앞으로 이번 연재 기획에서 하나씩 깊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첫째, 책임감입니다. 시키는 일을 처리하는 사람과 그 일을 자기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납니다.
둘째, 신뢰성입니다. 특히 B2B 업무에서는 회사의 신뢰와 담당자의 신뢰가 따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결국 큰 일을 맡게 됩니다.
셋째, 완결성입니다. 일을 '거의 끝내는 것'과 '실제로 끝내는 것'은 다릅니다. 해외영업 현장에서는 마지막 확인 하나가 이미 성사된 거래의 결과를 바꾸기도 합니다.
넷째, 꾸준함입니다. 늘 바쁜 사람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일을 흔들리지 않고 반복하는 힘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다섯째, 배우는 태도입니다. 오래 성장하는 사람은 경력이 쌓일수록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도 함께 알아갑니다.
여섯째, 프로페셔널리즘입니다. 사람의 업무 태도는 모든 일이 잘 풀릴 때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저는 결국 이 여섯 가지가 서로 다른 이야기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책임감 있게 맡고, 신뢰를 쌓고, 끝까지 마무리하고, 그것을 꾸준히 반복하면서 계속 배우는 것. 그 행동들이 쌓여 한 사람의 Work Ethic이 됩니다.
태도는 반복되는 행동에서 드러납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오해하지 않으시기를 바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이 다르다는 점이죠. 성격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것은 우리의 성격검사 결과가 아닙니다. 결국 반복해서 보여주는 행동 뿐입니다.
약속한 시간에 회신하는 것, 보고서의 마지막 숫자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 문제가 생겼을 때 숨기지 않는 것, 나쁜 소식일수록 먼저 알리는 것, 맡은 일을 누군가가 다시 챙기지 않아도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
이런 행동이 한 번으로 끝나면 별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면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을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저 사람한테 맡기면 돼."
이 말 또는 평가만큼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평가가 더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Work Ethic을 거창한 직업윤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에도 자기 일의 기준을 낮추지 않는 것
그것이 오랜 시간 제가 지켜본 '일 잘하는 사람'들의 가장 공통적인 특징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전체적인 조망을 할 수 있는 지도를 펼쳐봤고, 다음 글부터는 책임감, 신뢰성, 완결성, 꾸준함, 배우는 태도, 프로페셔널리즘을 하나씩 들여다보겠습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처음에는 비슷했지만 5년, 10년 뒤 전혀 다른 자리에 서게 된 두 사람이 있지 않으신가요? 그 차이는 어디에서 시작됐다고 생각하시나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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