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직장인 커리어와 인간관계

합격 후 잠수 타는 지원자, 거절인가 회피인가

by 위시웍스 김작가 2026. 9. 1.

이 글의 핵심

면접까지 통과해서 입사를 하기로 수락해 놓고 말없이 사라지는 지원자들에게는 공통된 심리가 있습니다. 갈등을 피하려는 마음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든다는 점, 그리고 그런 침묵이 결국엔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거절 의사를 밝히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됐을까요? 지난 글(채용 노쇼가 반복되는 이유 - 최근 8개월 동안 겪은 일)에서 다룬 노쇼 사례들을 다시 들여다보면, 지원자들이 딱히 나쁜 마음을 품고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느낌이었죠.

 

왜 침묵을 택할까?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황을 '접근-회피 갈등'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해야 할 일(거절 의사 전달)은 알고 있지만 그 행동이 만들어낼 불편함(상대의 실망, 어색한 통화)이 더 크게 느껴져서 아예 행동 자체를 미루거나 피해버리는 상태입니다.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해서가 아니라, 그 말을 꺼내는 순간의 긴장감을 견디기 싫은 겁니다. 문제는 이 회피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하루 미루면 이틀, 이틀 미루면 일주일. 결국 "이제 와서 연락하기도 애매하다"는 지점에 도달하고, 그대로 잠적으로 끝나버립니다.

나오지 않기로 했다면 명확하게 그리고 정중하게 이유를 말해주세요. 서로에게 좋은 겁니다.

제게 실제로 있었던 일

몇 년 전, 경력직 해외 영업 담당자를 채용한 적이 있습니다. 서류와 면접 모두 만족스러웠고, 처우 협의까지 구두로 끝낸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입사 예정일 사흘 전부터 연락이 끊겼습니다. 메일도, 문자도,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희는 그 자리를 대체할 사람을 다시 급하게 찾아야 했습니다. 당시 팬데믹 특수를 누리던 제품군이었기 때문에 인력 충원이 시급한 상황이었죠. 그런데 나중에 한 다리 건너 어느 한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은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조건이 더 좋은 곳에서 막판에 연락이 왔는데, 저희 쪽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연락을 끊어버렸다는 겁니다. 차라리 솔직하게 바로 얘기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침묵이 남기는 것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이 침묵으로 손해를 보는 건 회사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채용 담당자들은 생각보다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같은 업계, 같은 직무군 안에서는 채용 담당자들끼리 정보가 도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사람 예전에 저희 쪽에서도 그랬다"는 말 한마디가 다음 기회의 문을 닫아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중하게 거절 의사를 밝힌 지원자는 설령 이번엔 인연이 안 됐어도 다음 기회에 다시 연락이 가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거절도 하나의 관계 맺기 방식이라는 뜻입니다.

거절이 두려운 건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두려움을 침묵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정작 지켜야 할 자신의 평판은 스스로 깎아 먹게 됩니다.

여러분이라면, 합격한 자리를 포기해야 할 때 어떤 방식으로 거절 의사를 전달하실 건가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아래 글도 이어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채용 노쇼가 반복되는 이유, 최근 8개월 동안 겪은 일

이 글의 핵심Q. 자리 하나 채우는 데 왜 8개월이나 걸렸을까?A. 연봉 테이블 문제도 있었지만, 합격을 수락해 놓고 잠적하거나 입사 전날 말을 바꾸는 지원자들이 반복됐기 때문입니다.Q. 구인난

careeranatom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