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핵심
- Q. 연봉 협상은 왜 유독 마지막 단계에서 자주 틀어질까?
- A. 회사와 지원자가 같은 숫자를 놓고 전혀 다른 계산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Q. 그 계산의 차이는 무엇인가?
- A. 회사는 '내부 형평성'을, 지원자는 '시장 가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두 기준이 만나는 지점이 없으면 협상은 끝까지 가도 어긋납니다.
1편부터 3편까지 노쇼, 잠수, 조기 퇴사를 다뤘습니다. 그런데 채용이 틀어지는 지점 중에 유독 마지막 순간,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서류도 통과하고, 면접도 좋았고, 서로 마음도 이미 다 기울었는데 정작 숫자 앞에서 얘기가 안 되는 겁니다.
왜 마지막에 틀어질까?
연봉 협상이 유독 어려운 이유는, 이 단계에 오기 전까지는 양쪽 다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각자 짐작만 해왔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채용공고에 적힌 범위, 혹은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을 기준으로 숫자를 정합니다. 지원자는 현재 연봉, 이직 시장에서 들은 시세, 그리고 자신이 감수한 리스크(안정적인 직장을 떠나는 것)를 기준으로 숫자를 정합니다. 이 두 기준은 애초에 서로 다른 근거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실제 숫자를 꺼내기 전까지는 그 간극이 얼마나 큰지 아무도 모릅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
몇 년 전, 해외영업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며 최종 면접까지 순조롭게 마친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실무 역량도 확실했고, 팀 전체가 함께 일하고 싶어 했던 사람입니다. 처우 협의 단계에서 회사가 제시한 금액은 기존 팀원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수준이었는데, 지원자는 이전 회사에서 받던 금액에 이직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까지 더한 숫자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 차이는 회사 입장에서 "무리해서라도 맞출 수 있는 범위"를 살짝 벗어나 있었습니다. 몇 차례 조율 끝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그 지원자는 다른 회사로 갔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그 지원자도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헤드헌터 왈). 숫자 몇백만 원 차이로 서로 원하던 조합이 무산된 셈입니다.

형평성과 시장 가치, 둘 다 틀린 기준일까?
여기서 짚고 싶은 건, 회사도 지원자도 각자의 기준에서는 합리적이라는 점입니다. 회사가 형평성을 무시하고 한 사람에게만 파격적인 대우를 하면, 기존 팀원들의 사기가 흔들립니다. 지원자가 시장 가치를 무시하고 회사가 부르는 대로 받아들이면, 입사 후에도 계속 그 차이를 의식하게 됩니다. 문제는 기준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이 기준 차이를 협상 과정에서 미리 드러내고 조율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협상은 최종 단계에 몰려서, 숫자를 처음 꺼내는 순간이 곧 마감 직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이 있을까?
한 가지 관찰한 점은, 채용 초반 즉, 서류전형이나 1차 면접 단계에서 대략적인 처우 범위를 미리 공유한 경우일수록 마지막에 틀어지는 확률이 낮아질 겁니다. 서로 숫자를 감추고 있다가 마지막에 꺼내는 방식보다, 좀 이른 느낌이 있더라도, 범위를 맞춰보는 쪽이 양쪽의 시간과 감정 소모를 줄였습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 처우 범위를 초반에 공개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최종 단계에서 무산되는 비용을 생각하면 그 부담이 꼭 더 크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러분 회사에서는 처우 협의를 채용 과정 중 어느 단계에서 시작하시나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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