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웬만한 지식과 정보를 대신 처리해 주는 지금, 팀장에게 요구되는 능력도 달라짐을 느낍니다. 모든 업무를 꿰고 있는 '만능 팀장'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지금 조직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모든 걸 다 아는 팀장이 아니라, 복잡한 상황 속에서 가장 옳은 판단을 내리는 '현명한 팀장'입니다. 이 둘의 차이가 앞으로 팀의 성패를 가릅니다.
만능 팀장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흔히 팀장이라면 팀의 모든 업무를 가장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팀장이 지식과 스킬을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그 지식과 스킬이 빠르게 평준화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도 AI 도구로 웬만한 것은 익히고, 특정 분야는 오히려 팀원이 팀장보다 더 깊이 아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만능이 되려 애쓰면 어떻게 될까요? 팀장이 모든 일을 끌어안으려 하다가 병목이 되고, 결국 번아웃에 이르며, 팀원은 성장할 기회를 잃습니다. 게다가 지금의 비즈니스 환경은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으로 요약되는 VUCA를 넘어 '초(超)VUCA'로 접어들었습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입니다.
현명한 팀장은 '저지(Judge)'입니다.
여기서 스마트함과 현명함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함이 정보와 데이터를 잘 다루는 능력이라면, 현명함은 그것을 바탕으로 잘 '판단'하여 실제 실행까지 이끌어내는 능력입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2011)에서 이쿠지로 노나카와 다케우치 히로타카는 '현명한 리더(The Wise Leader)'를 이야기하며,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프로네시스(phronesis)', 즉 실천적 지혜를 강조했습니다.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와, 상황의 본질을 빠르게 꿰뚫고 조직에 옳은 판단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바로 이것이 현명한 팀장의 핵심 역할인 '저지(Judge)'입니다. 우수한 구성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상황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죠. 그래서 현명한 팀장은 보고 자료를 화려하게 꾸미는 데 힘쓰기보다, 그 자리에서 나올 질문의 '의도'를 읽고 대응하는 데 더 많은 준비를 합니다.

한때 저는 팀의 모든 사안을 제가 가장 잘 알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기술적인 사안에서, 저보다 그 분야를 훨씬 깊이 아는 팀원을 만나게 됩니다. 예전 같으면 끝까지 파고들어 '아는 척'을 했겠지만, 그때는 그 팀원의 판단을 믿고 맡겼습니다.
대신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정이 회사 전체에 어떤 위험을 안기는지, 놓친 변수는 없는지를 판단하는 일, 바로 '저지'의 역할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팀원은 더 크게 성장했고, 저는 더 중요한 판단에 에너지를 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팀장이 되어야 할까요?
돌아보면 이번 주 포스팅한 지난 여섯 편의 이야기가 모두 오늘의 글로 모이게 되네요. 검색되지 않는 '노하우'로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깔끔한 '마무리'로 신뢰를 남기고, '다 안다는 착각'을 내려놓고, 나쁜 소식도 '정직하게 보고'하며, 계획이 아닌 '실행'으로 결과를 만들고, '앞담화'로 팀을 키우는 것. 이 모든 태도가 결국 현명한 팀장의 조건이 됩니다.
현명한 리더는 자신의 실천적 지혜를 후배에게 전수해 또 다른 현명한 리더를 길러냅니다. 그리고 그 출발은 언제나 다정함입니다. 리더가 먼저 따뜻하게 다가갈 때, 구성원은 비로소 그를 신뢰하고 따릅니다. 만능이 되려 애쓰지 말고, 현명해지려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팀의 모든 것을 아는 '만능 팀장'을 흉내 내고 계신가요, 아니면 가장 옳은 판단을 내리는 '현명한 팀장'을 향해 가고 계신가요?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아래 글도 이어서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이번 주 시리즈의 관련 글들을 모았습니다.
1편. 대체 불가능한 인재, AI 시대 직장인에게 남는 경쟁력: 스펙이 아니라 노하우가 무기가 되는 이유
2편. 5년차 대리 슬럼프, 다 안다는 착각이 위험한 이유: 메타인지로 슬럼프를 빠져나오는 법
3편. 상사에게 보고하는 법, 나쁜 소식을 미루면 안 되는 이유: 숨김이 조급함보다 큰 잘못인 이유
4편. 인수인계 안 하고 퇴사, 마지막에 드러나는 직장인의 격: 마무리가 곧 평판이 되는 순간
5편. 일 잘하는 사람의 실행력, 계획만 세우는 사람과의 차이: 계획이 실행을 대신할 때 벌어지는 일
6편. MZ세대 피드백, 뒷담화와 앞담화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 피드백을 선물로 만드는 4가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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