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정말 바쁩니다. 다들 야근하고, 회의는 줄을 잇고, 메신저는 쉴 틈이 없어요. 그런데 분기가 끝나고 돌아보면 묘한 질문 하나가 남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디까지 온 거지?" 이 답답함의 정체를, 물리학 단어 두 개가 정확히 짚어 줍니다. 바로 Speed와 Velocity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쁜 것과 나아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그리고 그 둘을 가르는 것이 바로 리더의 자리입니다.
Speed와 Velocity, 영어에서는 구분하는데 우리는 뭉뚱그리는 말
물리학에서 이 두 단어는 분명히 다릅니다. Speed(속력)는 얼마나 빠른지, 크기만을 나타냅니다. 방향은 없습니다. 반면 Velocity(속도)는 크기에 더해 '어느 쪽으로'라는 방향까지 품은 개념입니다.
흥미롭게도 한국어에서는 둘 다 '속도'로 뭉뚱그려집니다 (저를 포함한 보통 사람들은 물리학을 몰라서 그렇겠죠). 그래서 우리는 빠른 것과 제대로 가는 것을 자주 혼동합니다. 러닝머신 위에서 전력 질주하는 사람을 떠올려 볼까요? Speed는 좋지만,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이게 바로 Velocity가 0인 상태입니다. 바쁘기만 한 팀이 정확히 이런 상황인 것입니다.
일터에서의 Speed와 Velocity
팀원 다섯 명이 모두 빠르게 일한다고 해 봅시다. 그런데 저마다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면 어떻게 될까요. 한 명은 동쪽으로, 한 명은 서쪽으로 전력으로 달립니다. 개개인의 속력은 최고지만, 힘은 서로 상쇄되고 팀이 실제로 이동한 거리는 보잘것없습니다. 반대로 같은 속력이라도 다섯 명이 한 방향으로 정렬되면, 도착하는 거리는 비교할 수 없이 멀어집니다. 이 '방향의 정렬'이 바로 Velocity이고, 그것을 만드는 일이 리더의 몫입니다.

피터 드러커가 60년 전에 남긴 경고
이 통찰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1963년에 이미 이렇게 말했습니다. "효율은 일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고(일하는 방법), 효과는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다(일의 대상) - Efficiency is doing things right; effectiveness is doing the right things)."
Speed는 효율이고, Velocity는 효과입니다. 드러커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아무리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조직은 여전히 Speed만을 칭찬합니다. 늦게까지 남은 사람, 회신이 빠른 사람, 일정이 꽉 찬 사람이 인정받습니다. 정작 "이게 올바른 방향인가"라는 질문은 아무도 던지지 않습니다.
가장 빠른 팀이 가장 늦게 도착한 이유
한 영업 조직의 상황을 단순화해 보겠습니다. A팀은 모든 요청에 즉각 반응했습니다. 거래처 전화, 내부 보고, 갑작스러운 견적까지 무엇 하나 밀리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가장 빠른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선순위 없이 들어오는 일을 닥치는 대로 쳐내는 사이, 정작 분기를 좌우할 핵심 거래의 준비는 뒷전으로 밀렸습니다.
B팀은 느려 보였습니다. 사소한 요청에는 "이건 다음 주에 보겠습니다"라고 미루기도 했습니다. 대신 분기 목표라는 한 방향으로 팀의 힘을 모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더 멀리 간 쪽은 B팀이었습니다. 결국 A팀은 Speed가 높았고, B팀은 Velocity가 높았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빠른 게 무조건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방향이 정해진 뒤의 Speed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입니다. 문제는 순서입니다. Velocity가 먼저이고, Speed는 그다음입니다. 방향을 정하지 않은 채 속력부터 끌어올리면, 팀은 빠르게 길을 잃을 뿐입니다.
리더의 진짜 일은 팀을 더 빨리 뛰게 채찍질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곳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입니다. 방향이 맞춰지는 순간, 같은 노력이 비로소 성과로 쌓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팀은 지금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아니면 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까? 그 둘은 결코 같은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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