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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커리어와 인간관계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특징 - 일의 마무리에서 갈리는 이유

by 위시웍스 김작가 2026. 8. 27.

이 글의 핵심 

  • Q. 실수는 왜 반복될까요?
  • A. 대부분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수가 나는 자리를 절차로 막지 않고 주의력으로 막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 Q. 그럼 체크리스트를 만들면 해결되나요?
  • A. 만드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구에서도 실제로 지킨 경우에만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아래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보세요.

3개월을 끌던 수주 건이 있었습니다. 사양 협의도 끝났고, 가격도 합의됐고, 발주서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선적서류 한 장에서 멈췄습니다. 날짜 하나가 어긋나 있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신입도 확인할 수 있는 항목이었습니다. 3개월간의 협상보다 훨씬 쉬운 일이었죠. 그런데 협상에서는 아무도 실수하지 않았고, 그 한 장에서 실수가 났습니다.

20년 동안 사고가 터지는 자리를 지켜보면 패턴이 있습니다. 실수는 어려운 일에서 나지 않습니다. 익숙한 일에서 납니다.

 

실수는 집중이 풀리는 구간에서 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려운 구간에서는 모두가 긴장합니다. 여러 번 검토하고, 상사에게 확인받고, 근거를 챙깁니다. 하지만 그 구간을 통과하고 나면 사람은 '이제 다 됐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남은 절차를 사무적으로 처리합니다.

문제는 그 사무적인 구간에 계약을 뒤엎을 항목이 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인보이스 단위, 원산지 증명, 납기 기재 방식, 결제 조건의 문구 하나. 전부 어렵지 않은 일이고, 전부 틀리면 크게 아픈 일입니다.

그래서 일의 완결성은 실력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서 힘을 빼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항목은 앞으로 발송 전에 무조건 소리 내서 읽고 보내겠습니다." 자기를 고치는 대신 순서를 하나 끼워 넣는 쪽을 택해 보세요.

체크리스트가 증명한 것

이 문제를 가장 극적으로 검증한 분야가 의료입니다.

2009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실린 연구에서, 세계보건기구와 하버드 연구진은 19개 항목짜리 수술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8개 도시의 병원에 적용했습니다. 토론토, 뉴델리, 암만, 오클랜드, 마닐라, 이파카라, 런던, 시애틀. 의료 수준도 경제 여건도 제각각인 곳들이었습니다. 환자 7,688명의 데이터를 모았습니다.

결과는 주요 합병증 발생률이 11퍼센트에서 7퍼센트로, 수술 후 사망률이 1.5퍼센트에서 0.8퍼센트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새로운 의술을 도입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환자 이름이 맞는지, 수술 부위가 맞는지, 항생제를 투여했는지처럼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항목을 소리 내어 확인하게 했을 뿐입니다. 그 확인만으로 사망률이 절반 가까이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만드는 것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멈추면 절반만 아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는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2014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100곳이 넘는 병원을 대상으로 같은 체크리스트의 효과를 검증했더니, 사망률에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도입은 했는데 결과가 따라오지 않은 것입니다. 이후 노르웨이 연구에서는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빠짐없이 지킨 경우에만 합병증 감소 폭이 커진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

즉 효과를 만든 것은 체크리스트라는 문서가 아니라, 그걸 매번 실제로 짚는 행위였습니다.

이건 회사에서도 똑같이 벌어집니다. 사고가 한 번 나면 대개 양식이 하나 늘어납니다. 그리고 몇 달 뒤 그 양식은 형식적으로 채워지고, 같은 사고가 다시 납니다. 양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안 짚어서입니다.

몇 해 전인가, 통관에서 며칠이 묶인 적이 있습니다. 인보이스의 품목 코드 한 자리가 실제 제품과 달랐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나간 익숙한 모델이었고, 그래서 아무도 다시 보지 않았습니다. 바이어 쪽 생산 일정이 밀렸고, 그 뒤 몇 주 동안 우리는 그 회사에서 '납기를 못 맞추는 업체'로 불렸습니다.

사고 직후 우리가 한 일은 예상하실 만한 것이었습니다. 선적 전 확인 시트를 하나 만들었습니다. 항목이 열 개가 넘었고, 담당자가 작성해 팀장 결재를 받도록 했습니다. 그렇게 했으니 다시는 안 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또 석 달 뒤 비슷한 사고가 났습니다. 확인해 보니 시트는 매번 빠짐없이 작성돼 있었습니다. 다만 선적을 보낸 다음에 작성되고 있었습니다. 일을 거꾸로 한 셈이었죠. 한창 바쁠 때 그 많은 항목을 발송 전에 짚을 수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순서가 뒤로 밀린 것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트를 없애고 항목을 세 개로 줄였습니다. 대신 규칙을 하나 붙였습니다. 발송 직전에 그 세 줄을 소리 내어 읽고, 팀 채팅방에 그대로 한 줄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결재도 서식도 없앴습니다. 그 뒤로 같은 종류의 사고는 나지 않았습니다.

 

반복하는 사람과 한 번으로 끝내는 사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반응이 있었습니다. 사고가 나면 이렇게 말합니다. "다음부터는 더 꼼꼼히 보겠습니다."

성의 있는 말이지만, 이 말에는 해결책이 없습니다. 다음에도 그 사람은 마감에 쫓길 것이고, 그때 주의력은 지금보다 낮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의력으로 막겠다는 건 사실상 아무것도 바꾸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한 번으로 끝내는 사람들은 다르게 말했습니다. "이 항목은 앞으로 발송 전에 무조건 소리 내서 읽고 보내겠습니다." 자기를 고치는 대신 순서를 하나 끼워 넣는 쪽을 택한 겁니다. 그 사람들이 특별히 성실했던 것은 아닙니다. 자기가 실수할 사람이라는 걸 먼저 인정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최근에 낸 실수는, 몰라서 난 것이었습니까 아니면 알면서 확인을 건너뛰어서 난 것이었습니까?


위시웍스 김작가 | 일과 삶의 지혜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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